개울가에서/ 도종환
그때는 가진 것도 드릴 것도
아무것도 없어서
마음이 내 전부라 여겼습니다
당신도 마음을 어떻게 보여줄 수 없어서
바람이 풀잎을 일제히 뒤집으며 지나가듯
나를 흔들며 지나가는 줄 알았습니다
물 위에 비친 그대 얼굴
개울물이 맑게 맑게 건드리며 내려가듯
내 마음이 당신을 만지며 가는 줄 믿었습니다
마음은 물처럼 흘러가 버리는 것인 줄 몰랐습니다
바람처럼 어디에나 있으나
어디에도 없는 것인 줄 몰랐습니다
내 마음도 내 몸도 내가 모르면서
없는 것에 내 전부를 맡겼습니다
바람 속에다 제일 귀한 걸 걸었습니다
'꽃사진' 카테고리의 다른 글
가을 코스모스 (0) | 2020.10.13 |
---|---|
아름다운 연꽃 (0) | 2011.12.06 |
ㅡ가을 스킨모음 ㅡ (0) | 2011.11.13 |
잠자리와 해바라기 꽃 (0) | 2011.09.19 |
예쁜 코스모스 꽃 (0) | 2011.09.08 |